몽골의 제2의 도시라는 다르항에 다녀왔다
특별한 연고지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곳 저곳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서 많은 준비나 머뭇거림없이 출발했다.
지방까지 왕복하는 승용차를 타기 위해서 테브링 토브처(터미널 같은 곳)로 갔다. 택시 주인은 일인당 12,000원씩 4명을 채우고 출발 한댄다.
가는 길엔 눈발이 조금 날리고, 몽골의 건조한 기후 탓인지 바람이 불면 쌓여있던 눈이 날려서 도로위를 쓸고 지나갔다.
복잡한 수도 울란바토르를 벗어나서 자연의 경관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은 한결 나아졌다.
약 세시간 가량을 빠른 속도로 달린 뒤 도착한 다르항.
다른 곳과 비교해 볼 때 도시의 모양은 많이 갖추었지만 역시나 수도인 울란바토르와의 규모적인 비교는 힘들었다.
다르항에서 만난 KOICA단원에게
'다르항에서는 볼게 뭐가 있어요?'라고 묻자.
'여기엔 불상큰거 한개 빼곤 볼게 없어요.'라고 한다.
'흠..불상이라.'
다르항지리에 익숙하지 않아서 저녁을 먹는데 좀 헤맸다. 그리고 지방이라 그런지 수도보다 더 추웠다. 수도에서처럼 따뜻하게 무장을 하고 있었는데 밖에 잠시 서있으려니 몸이 으슬으슬 떨려온다.
기존에 가려고 계획했던 몇몇 음식점들이 연말 파티로 예약이 되어있거나 주인들이 연말 파티에 참석 하기 위해서 음식점을 안한댄다. 대략 낭패다.
이리저리 해매다가 음식점 한 곳이 눈에 들어온다.
'Bulgogi Family' 결국 찾아간 곳이 한식당이었다.
낯선 곳에서 해매던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따뜻하고 얼큰한 부대찌개를 시켜 먹으니 맛은 좀 색달랐지만 몸도 마음도 조금 녹는다.
다음 날 한 KOICA 단원의 프로젝트 세레모니가 있다고 해서 학교를 방문했다.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서 지역의 KOICA단원들이 모여서 함께 준비를 도와주고 있었다.
이리저리 분주하게 내일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행사 전체 진행 순서와 동선을 보니 그대로 무대를 배치해서는 진행이 어려울 것 같아서 이리 저리 바꿔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다행히도 내일의 주인공인 최신애 단원이 나보고 세레모니를 진행해 본 KOICA 선배의 조언이라고 고맙다며 응해준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어도 됐을 텐데 역시나 성격상 그러지 못했나보다. 이놈의 오지랖. 근데 난 이 성격이 좋다.
다르항 지역에 계신 한 선교사님 댁에서 하루를 신세졌다.
처음 뵙는 분이었다. 다른 분의 소개로 하루 신세지는 것이 죄송했지만 선교사님 부부께서 너무 따뜻하게 맞아 주셨다.
사모님. 밖이 춥다며 들어가지 마자 따뜻한 차도 준비해 주시고 아침에도 맛있는 한국식 전과 반찬들, 국까지. 몽골에서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냐며 걱정해 주시던 사모님께 너무 감사하다.
목사님. '선교사님, 어디를 다녀보면 다른 사람에게 어깨펴고 다르항에 다녀왔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에 KOICA단원이 말해줬던 불상을 포함한 몇몇 곳을 말씀해 주셨고 다르항이 얼마 크지 않으니 다음날 아침에 함께 돌아다녀보자고 하시고 아침부터 직접 운전해서 이곳 저곳 다르항 구경을 시켜 주시며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 감사합니다. 못 다 정리한 컴퓨터는 다음 기회에 더 정리해 드릴께요.
바람이 바위. 선교사님의 두 아들이다.
다르항에 국제학교나 MK 스쿨이 없기 때문에 미국 홈스쿨링 교재로 아이들의 교육을 하고 계신다는데 학생은 두 아이들이 전부. 근처 교회 방 하나를 학교 교실로 쓰고 매일 아침 바람이와 바위는 그 교실로 등교를 한다.
학교선생님인 교육용 CD를 틀어놓고 1교시, 2교시,3교시,.. 수업을 진행한댄다.
둘째날 함께 점심 식사를 하면서 물었다.
'오늘은 어떤거 공부했어?'
바람이 바위의 대답에 좀 더 집요하게 계속 파고들었다. 결국 동생이 분다.
'형은 레슬링했어요.' 학생이 둘인데 형이 레슬링하면 누구랑했다는 말인가.
너희들 오늘 CD틀어놓고 레슬링 했구나.
짧은 시간이지만 그 아이들하고 게임도 하고 놀면서 내가 하고 싶어했던 일들을 다시 떠올려본다.
'큰 나무'
쉼이 필요한 이들이 그늘 속에와서 쉴 수 있는 큰 나무.
열매가 필요한 이들이 마음 껏 열매를 얻을 수 있는 큰 나무.
하늘을 날다가 머무를 곳이 필요한 새들이 앉아갈 수 있는 큰 나무.
.
.
전 세계에서 수고하고 애쓰는 이들의 큰나무가 되어드리고 싶다.
준비해야할 것들을 차분히 준비하자.
KOICA 단원 신혜영, 정은경. 선교사견습생 황성민 전도시님과 함께했던 1박2일간의 짧지만 다채로웠던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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